국제
맨해튼의 높은 임대료, 영세업체들 문 닫게 만들어
등록일 : 2019-11-27 15:13 | 최종 승인 : 2019-11-27 15:57
이성재
맨해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임대료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내외경제=이성재]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영세업체들이 임대료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맨해튼에 소재한 하드웨어용품점(철물점) '첼시'의 주인 역시 이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첼시의 매장 내부는 다른 하드웨어샵들과 전혀 다를바 없지만, 아직 팔리지 않은 도구와 기기, 용품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히 쌓여있는 것이다. 

첼시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매장보다 더 많은 이점을 갖는다. 주문도 인터넷을 거칠 필요없이 바로 즉석에서 할 수 있으며, 다른 제품을 잘못 주문할 확률도 낮다. 주인에게 물어보면 필요한 물품을 바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홈디포나 다른 체인들처럼 매장도 크지 않아 짧은 시간내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다 마칠 수 있는 것.

그러나 이같은 효율성에도 불구, 첼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11월을 끝으로 매장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상업용 임대료의 증가와 온라인 상점과의 치열한 경쟁은 오프라인 상점 폐쇄의 주요 원인이다(사진=셔터스톡)

문 닫는 맨해튼 내 상점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첼시는 이 같은 고객의 편리함과 훌륭한 서비스에도 불구 11월말까지만 운영된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상업용 임대료의 증가와 온라인 상점과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비단 첼시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맨해튼 내부에서는 페이긴과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를 변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쇠퇴는 사실 지난 몇 년간 지속되온 현상이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택배 서비스까지 마다하지 않는 온라인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오프라인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그러나 첼시의 경우 나사나 접착제 등 일부 소형 품목의 경우 아마존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는 가격에 더해 고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효율성과 편의성을 가져다줄 수 있는 부문이다. 

더욱이 다른 곳에서는 적시에 구하기 어려운 특수 재고품들도 많다. 가령 건물을 수리할때 필요한 공구나 유지관리에 활용돼야하는 여러 다양한 도구들이다. 여러 사람이 만나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회적 공간임에도 분명하다.

그러나 이 같은 요소들이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이기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긴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사업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가령 볼트나 테이프 처럼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이 현지 철물점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거나 편리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집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편안하게 스마트폰에서 클릭 한 번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임대료 폭탄

페이긴은 그러나 온라인 상점과의 경쟁보다도 임대료의 인상이 더 큰 피해를 가져다줬다고 지적했다. 첼시의 임대료는 월 6,000달러였는데, 최근 1만 800달러로 무려 4,000달러나 더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산세 역시 급등했다.

얼핏 보면 온라인 상점의 경쟁과 임대료 인상은 관련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이는 동전의 양면이나 마찬가지다. 두 요인 모두 지난 1990년대 이후의 미 경제 통합과 중앙집권화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커다란 기업이 아닌 현지의 중소 상점들에게는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페이긴 같은 업자들이 스스로 개인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만들었으며, 수익은 부동산 소유주와 중개인, 재산 소유자, 주주 등에게 분산됐다. 

그동안 아마존같은 거대 기업은 독점하다시피 성장했으며,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워싱턴같은 일부 도시들에 부가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첼시같은 상점은 불황이나 사업의 모델과 관련된 이유때문이 아닌, 미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더 밀접하다. 페이긴은 그 동안 가격 인상으로 물건을 팔아 간신히 사업을 유지했지만, 더 이상 이 방법으로도 충분한 자금이 모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첼시의 사례는 또한 기업과 자본주의가 서로 상충될 수 있다는 점도 증명한다. 막대한 이윤 추구가 오히려 소규모 사업자들에게는 독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하드웨어용품점 시장 전망

북미소매하드웨어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하드웨어용품점의 2017년 매출 규모는 약 479억 달러였다. 이는 2022년까지 581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2017년 기준으로 미국 내 소재한 하드웨어용품점은 1만 9,850여 개였다. 그러나 이 수는 2022년까지 1만 8,900여 개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