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상승하는 임대료에…캘리포니아 저소득 가구들 떠밀려 나가
등록일 : 2019-11-27 14:54 | 최종 승인 : 2019-11-27 14:55
이성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의 두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내외경제=이성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의 두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프리실라 프레고소는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며, 이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가족과 함께 반누이스로 이사했다. 가족은 롱비치에서 오렌지 카운티, 그리고 파코이마 등으로 여러차례 옮겨가면서 이사를 왔지만, 결국은 차안에서 생활하는 것을 택했다. 임대료가 한달에 220달러씩 인상됐기 때문이다.

프레고소가 살았던 반누이스의 집은 3개의 침실과 커다란 쇼파, 그리고 작은 테라스까지 딸려있어 두 아들과 살기에 충분했었다. 그러나 어느날 집 주인으로부터 월세를 1,236달러에서 1,456달러로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연봉이 4만 달러인 프레고소의 가족에게 이 같은 임대료 인상은 커다란 비용이다. 이에 따라 다시 또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처하게 됐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월 평균 임대료는 약 2517달러로, 전국 평균 임대료인 1056달러보다 약 2배나 높다(사진=플리커)

사실 프레고소의 남편은 워싱턴이나 애리조나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폐증을 앓고 있는 4살짜리 아들이 애리조나의 뜨거운 기온을 견디지 못할 수 있고, 이에 더해 낮은 임금과 복지 수준으로 적절한 주택을 찾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결국 캘리포니아로 가족의 새로운 터를 정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프레고소 가족처럼 하루하루를 위기감으로 살아가는 가구는 매우 많다.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1억짜리 맨션이 즐비하지만, 반면 수 천가구에 이르는 가정들은 저소득층 지역에서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임대료 인상은 세입자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만들뿐 아니라 때로는 노숙자로 내몰기도한다. 혹은 직장과 가족과 더 멀리 떨어져 생이별을 해야할 수 도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임대료가 상승하면 저렴한 주택들이 부족해져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노동자들의 삶을 뒤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평균치보다 더 높은 월 임대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세입자 3명 중 1명꼴로 소득의 절반을 주거비에 지출하고 있다. 이 지역의 월 평균 임대료는 약 2517달러로, 이는 전국 평균 임대료인 1056달러보다 약 2배나 더 높은 수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본적인 형태의 저렴한 주택인 1000달러 미만의 임대 아파트가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구 1000만 명 가량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는 현재 이같은 주택이 15만 4000채 가량으로, 지난 2010년도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내 신규 일자리 8곳 당 신규 주택단지 건설은 1개꼴이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떠밀려 나가는 저소득층

2016년 이래로 평균 임대료가 300달러나 오른 반누이스의 경우, 임대 주택에 사는 가구의 35% 이상이 소득의 절반을 임대료 지불에 쓰고있다. 그 결과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이 지속불가능하게 되자, 사람들은 이 지역을 벗어나고 있다. 이 곳으로 이사오는 사람들보다 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메꾸는 새로운 가구들은 돈이 많은 고소득층이다. 이에 주택 비용은 더욱 상승하게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덜 비싼 지역으로 이동한다하더라도, 그 지역 역시 자연스럽게 임대료 상승을 겪게된다.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이러한 임대료 상승 및 저렴한 주택의 공급 부재 현상은 지난 1970~1980년대의 경제 성장 시기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경제가 호황하면서 이 지역에는 수많은 주택들이 건설됐는데, 이후 수 십년간 경제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일자리터 마다 새로운 주택 단위가 구성됐다. 이후 20년간 경제는 둔화됐지만, 지역에는 여전히 100만 여개에 이르는 새로운 주택들이 더 건설됐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는 중이다. 구직 시장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주택 건설은 조금씩 더딘 속도를 이루면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게 된 것. 가령 신규 일자리 8곳 당 신규 주택단지 건설은 1개꼴이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대학 터너 주택 혁신 센터의 데이비드 가르시아 정책 책임자는 "지난 경기 침체 이후 몇 년 동안 주택담보대출도 받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불경기로 인해 대출 기관들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소득이나 지불 능력을 점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임차인들은 결국 집을 잃거나 이주할 위험에 처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프레고소와 같은 처지에 처한 가정을 돕기 위해 주 내의 주택 임대료를 동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 분기의 미국 내 기존 주택 매매량 변동률은 각각 5.6%와 5.0%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각각 1.5%와 1.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