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니, 불법 금광 채굴로 수은 중독 확산...선천적 결함 등 치명타
등록일 : 2019-11-21 17:41 | 최종 승인 : 2019-11-21 17:41
김성한
수은 중독 현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내외경제=김성한 ] 수천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아동이 수은 중독으로 인해 선천성 결함을 안고 태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은을 활용한 금광 채굴이 성황을 이루면서, 이에 따른 수은 중독 현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중이다.

수은과 식품 공급 오염, 50만 명에 영향

인도네시아에서 수은 중독으로 영향을 받은 인구는 무려 50만 명에 달한다. 또한 현지의 식품 공급망까지 오염시키며 더 많은 확산이 예상된다.  

수은이 대기나 물을 통해 채광 외 지역까지 전파되면서 중독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모두 불법적인 금 채굴로 인한 악행이 초래한 결과다. 수은을 금이 함유된 광석과 섞어 혼합하는 방식으로 순금을 얻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문제는 이들을 제대로 걸러내고 관리해야 할 경찰들이 뇌물을 받으며 부만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사이 혼합 과정에서 증발된 수은이 대기나 물을 통해 채광 외 지역까지 전파되면서 중독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약 100여 개 이상의 국가들이 합의한 미나마타 협약에 서명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협약은 수은의 사용 및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 활동의 일환으로 제정됐지만, 이 같은 협약을 비웃듯 허가받지 않은 불법적인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세계 최대 수은 공급 지역

인도네시아는 현재 세계 최대의 수은 공급지 가운데 하나다. 싱가포르와 두바이를 거쳐 엄청난 규모의 수은을 전 세계 다른 지역으로 비밀리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수출한 수은 규모는 320톤에 달했다. 유엔은 인도네시아의 수은 수출은 2015~2017년 두드러진 규모를 보였다고 밝혔다. 수은의 대부분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 금광 채굴에 활용된다.

이처럼 퍼져나가는 수은은 먹이사슬 과정을 통해 축적되면서, 결국 인간의 선천적 결함이나 신경학적 문제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초래할 수 있다.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하지만 건강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수은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소규모 광업에 지속해서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금의 25%를 차지하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수은 중독의 위험성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24개 섬에 거주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높은 수준의 수은에 노출되면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성들은 모두 수은 오염원 근처에서 거주하지도 않았지만, 인근에서 잡힌 풍부한 생선 섭취를 통해 중독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오염된 생선이 현지 수은 중독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환경 단체인 넥서스3 재단이 인도네시아 내 24곳의 핫스팟을 조사해 나왔다. 선천적 결함 및 신경계 질환을 포함해 총 700건이 넘는 수은 중독 사례가 나타났다. 단체는 또한 최소 50만 명의 사람들이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채광으로 수은에 중독됐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서 2014년부터 수은 사용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사용을 자제하고 오염된 채굴장을 개선하거나, 혹은 수은의 위험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하는 등의 노력은 펼치지 않아 문제는 더욱 커졌다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소규모 금광 채굴, 연간 5억 달러 벌어들여

이처럼 불법적인 행위가 만연하는 데는 당연히 수은 거래가 많은 돈을 가져다 준다는 것에 기인한다. 또 금 거래의 경우 더 많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는 소규모의 금광 광부들이 매년 생산하는 금 가치는 50억 달러(5조 8,800억 원)에 이른다.

금을 채굴할 때 광부들은 먼저 수은을 분쇄된 광석과 혼합한다. 그럼 이 분쇄된 광석에 함유돼있던 금은 수은과 결합하면서 혼합물을 형성한다. 광부들은 이때 혼합물에 열을 가하는데, 열을 가하면 수은은 증발하면서 공기 중으로 증기를 내보내고 결국엔 금만 남겨진다. 

이에 따라 채굴 지역에서는 공기 중 수은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수은으로 오염된 물 역시 밭이나 개울, 만으로 유입되면서 농작물과 물고기들을 오염시킨다. 

금을 채굴할 때 광부들은 먼저 수은을 분쇄된 광석과 혼합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지난해 현지 환경부가 7개 광산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체내 수은 농도가 높게 측정된 인구수는 성인과 아동을 합쳐 558명에 이르렀다. 이중 다수는 심각한 노출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 재배된 쌀 역시 높은 수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들에게 검사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대중에게도 식품 공급의 안정성에 대한 경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앞서 수은 오염 정도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4곳의 핫스팟을 정화하는 국가 행동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경찰과 군 공무원들에게는 불법 수은 거래에 연루된 인사들에 조처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NYT는 징계를 받은 관계자들은 없었으며, 경찰과 군 대변인 모두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세금 통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7년 인도네시아의 세수는 1,566조 7,290억 루피아(130조 8,218억 7,150만 원)에 달했다. 같은 해 소득과 이익,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은 646조 7,930억 루피아(54조 72억 1,550만 원), 재화 및 용역에 대한 세금은 673조 2,260억 루피아(56조 2,143억 7,100만 원)였다. 

수은의 세계적인 사용량 감소를 요구하는 미나마타 협약은 수은 중독의 첫 번째 주요 발생지였던 일본 도시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가난에 내몰린 사람들이 불법적인 금광 채굴에 종사하는 것을 비난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금 채굴에 사용하는 수은이 궁극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환경에도 치명적인 해악을 안긴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