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금줄 끊긴 中 지방 정부, 병원 건립에 의료진들에게 돈 요구
등록일 : 2019-11-21 14:58 | 최종 승인 : 2019-11-21 15:09
이성재
중국 루저우시가 새 병원 건립을 위해 의료진들로부터 돈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내외경제=이성재] 중국 허난성의 루저우시가 새 병원 건립을 위해 의료진들로부터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돈이 없을시에는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기금 모금에 참여토록 하라는 지시다.

그러나 이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더 적은 금액의 월급을 받는 의사 및 간호사들에게는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

엎친데 덮친격

루저우시의 이같은 요구는 일부 의료진들이 온라인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알려졌다. 한 의료진은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들은 주 및 지방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낮은 직위의 직원들까지 값비싼 정부 프로젝트에 활용돼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수 년간 중국 내 지방 정부 기관들은 일자리 창출 및 공장 운영을 위해 차입에 의존해 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 처했다. 

국가 경제가 내려앉으면서 정부는 유동성 문제를 통제하기 위해 세입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국가 경제가 거의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으면서 정부가 유동성 문제를 통제하기 위해 세입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이에 지방 정부들은 국가의 이같은 통제를 피하면서 동시에 병원과 학교, 그리고 기타 기관에 자금을 대기 위한 구실로 관련 종사자들의 돈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실 이들 도시는 종종 중앙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임대 계약이나 신탁같은 복잡한 재정적 조치를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루저우시 역시 무리한 프로젝트로 인해 대출은 연체됐으며, 병원 중 3곳과 시에 묶인 투자 기업은 대출자들로부터 빚을 갚지 않았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루저우시에는 전자상거래 센터로 개조된 경기장 및 스포츠 단지 등을 포함해 몇 가지 쓸모없는 프로젝트들이 즐비하다. 게다가 농촌 주민들에게 주택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2015년 시작된 빈민가 재개발 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중단됐다. 

이러한 프로젝트 진행으로 결국 남은 것은 채무다. 그러나 채무가 늘어나는 것은 루저우시 자체뿐 아니라 중국 정부에도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다. 나라 경제의 금융 시스템이 황폐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부채 규모가 정확히 어느정도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앙 정부는 약 2조 5,000억 달러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로듐 그룹은 실제 수치는 800만 달러 이상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루저우시가 여유 자금에 대한 확신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 탄광 지역에 위치한 이 시는,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에 따라 빌린 돈의 대부분을 국가가 지불할 것이라는 확신을 담보한 뒤 일을 진행했다. 

가령 1만 5,466석의 좌석을 자랑하는 경기장과 실내 농구장, 그리고 컨벤션 센터 등이 갖춰진 스포츠 단지는 당시 중앙 정부가 한참 스포츠를 장려하고 이에 대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다.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관은 부채를 공개적으로 기록하지 않고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기금을 모을 수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무리한 프로젝트와 자금줄 끊긴 지방 정부

이 스포츠 단지는 다시 빅데이터 및 전자상거래 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는 중국 지도자들이 스포츠에서 기술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조치다. 그러나 현재 이 건물 안은 텅텅 비어있고 사용조차 되지 않는다. 물론 행사용 임대는 언제든지 열려있다.

중국에서 이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지방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고 돈을 빌릴 수 있는 권한이 제한돼있기 때문으로, 이에 다른 경로의 방식을 택해야 하는 것. 

중앙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아 개발자에게 토지를 판매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사실 이렇게 얻은 자금도 충분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이에 지방 정부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관(LGTV)이라 불리는 투자 기금 형태의 금융 기업을 설립한다. 이 기관은 부채를 공개적으로 기록하지 않고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기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관은 지난 2008년 중국 정부가 세계 금융 위기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5,86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래로 자금을 유입 받아 왔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중국 정부는 이 정책에 대한 재고에 돌입, 숨겨진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로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루저우시는 이에 도시 내 병원 건립 사업 진행을 위해 수천만 달러를 고금리 대출로 받아야 했다. 이는 곧 채무 상환의 어려움에 처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병원 3곳과 문화 투자 및 기타 정부 투자 기금 2곳을 은행들로부터 소송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루저우시가 변제해야할 채무는 아직도 4,500만 달러나 된다.

올 8월에는 문화투자기금과 병원들이 국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는 대출이나 기타 사업 거래에 있어 많은 부분을 제한받게 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자 루저우시는 마지막으로 또 한번 살길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바로 의사와 간호사들로부터 돈을 요구하는 것.

 

 

중국의 미국 및 EU 수출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 및 EU 수출액은 각각 3970억 9931만 4578달러, 266억 8870만 1802달러였다. 그리고 2018년까지 이 수치는 4806억 8867만 4000달러, 292억 2934만 7759달러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