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회의 땅 미국? 미크로네시아 이주민들의 시련과 고통
등록일 : 2019-11-15 13:42 | 최종 승인 : 2019-11-18 10:11
이성재
미국으로 이주온 미크로네시안인들이 고통받고 있다(사진=123RF)

[내외경제=이성재] 앤서니 프레트릭은 "우리에겐 큰 돈이었고, 그래서 이 곳을 떠났다"고 말했다. 프레트릭은 26세의 어부로 그의 고향은 태평양 섬에 자리한 자그마한 국가 미크로네시아다. 그는 현재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돼지고기 도축 작업을 하고 있다.

미크로네시안들의 꿈과 무너진 삶

프레트릭이 이국적인 땅 미국으로 온 이유는 한 돼지고기 가공 공장에서 시간당 15.95달러로 근무자를 채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미크로네시아에서 물고기를 잡아 올린 수익의 무려 10배다. 

게다가 고용주는 그에게 편도 비행기 티켓과 아이오와 내 호텔 숙박 및 무료 식사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이미 수 백명의 미크로네이사인들이 이 회사에 지원했다고도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난한 미크로네시아인들은 미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돼지고기 도축 작업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또한 현지 고용주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좋은 점은 미국과 수십 년 동안 체결된 협정으로 인해 영주권이나 비자를 소지하지 않더라도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 이 같은 협정은 미국이 태평양에서 핵실험을 하는 대가다.

아이오와의 한 돼지고기 공장에서 일하는 미크로네시안인들의 학대 및 고통 사례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사진=123R)

이 같은 여러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 현재 아이오와 서부의 옥수수밭과 돼지 농장으로 온 200명의 미크로네시아인들은 자신들을 향한 학대와 약속 불이행으로 고통받고 있다. 즉 이주하기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와 다른 것이다.

가장 먼저 이들에게 할애된 각각의 1,800달러 상당의 비행기표는 급여에서 떼간다. 또한 여권은 돼지공장 채용 담당자에게 압수당했는데, 이는 아프다고 안오거나 혹은 교대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추방할 것이라는 협박인 것. 

이에 노동자들은 적응하기도 어려운 낯선 도시에서 호텔과 돼지고기 공장을 오가며 10시간씩 교대로 쉴 새 없이 일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일하는 돼지고기 공장 씨보드 트라이엄프 푸드로 도축하는 근무자는 2만 1,000명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회사는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이 됐다. 직원 중 한 명이 호텔 로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고함과 소리를 지른 뒤 이 모든 현장을 촬영한 여성을 붙잡는 모습이 영상으로 포착된 것이다.

이 영상이 확산되자 미크로네시아 정부는 해당 사건을 조사하라는 서한을 미 국무부에 보냈다. 대부분의 공장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도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아이오와 주지사 킴 레이놀즈는 주 정부가 해당 업체에 대한 수백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그러나 업체프 대변인은 회사가 모든 노동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미크로네시안들에게 이 곳에 오도록 강요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오히려 근로자들이 도착한 후 임시 주택과 식사, 교통비를 지불해 생활과 일에 적응하는 것을 도왔다는 것이다. 각 노동자에게도 100달러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지급했다는 것.

 

 

업체의 임시방편 조치

회사는 임시방편 조치도 잊지 않았다. 동영상에 등장한 채용 담당자를 정직시켰으며, 근로자들이 항공료를 더 이상 갚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서한까지 보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이주민들의 불만은 수그러지들지 않는다. 사실 이들의 시련은 아이오와에 오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에서 부터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 여행에 많은 이들이 겁에 질렸으며, 공항 환승 시 이들을 도와줄 것으로 약속했던 가이드 역시 나타나지 않았던 것.

이들은 새벽 3시가 돼서야 호놀룰루에 도착했는데, 당시 대다수 사람들은 배고픔과 혼란에 휩싸여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공항에서 무언가를 사먹을 수 있을 만큼의 돈도 없었다. 

기내에 있을 때 승무원에게 더 많은 음식과 음료를 요청해도 된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한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이들 중 한 명은 기내 화장실에서 플라스틱 물컵에 마실 물을 채우기도 했다.

이들에 도움을 둔 대상은 옹호 단체 '위 아 오세아니아'였다. 프로그램 책임자 조슬린 하워드는 단체 회원들이 공항에 도착한 노동자들을 위해 음식과 물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 본토로 가는 항공편까지 안전하게 안내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이주민 처우 문제

지난 수십 년 동안, 미크로네시아와 팔라우, 마셜 제도에서 온 수천 명의 사람들이 미국의 하와이, 아칸소, 미주리 등으로 이주해왔다. 이들이 주로 일하는 곳은 양로원이나 청소 업체, 커피 농장 및 식품 공장 등으로, 주로 미국 현지의 젊은이들이 꺼리는 직종이다.

또한 앞서 언급된 미국과 미크로네시안간 협약에서도, 미크로네시안들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일할 수 는 있지만, 메디케이드나 다른 연방 정부의 혜택은 받지 못한다. 옹호자들은 이같은 복지 부재가 근로자들을 가난에 허덕이고 아프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크로네시아의 총 부채는 2016년 국내총생산(GDP)의 24%에서 2023년 12.67%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