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정부, 법률상 허점으로 석유 기업들에 180억 달러 로열티 면제
등록일 : 2019-11-04 10:46 | 최종 승인 : 2019-11-04 10:47
김성한
법률상 허점으로 미국 정부가 석유 및 가스 기업에게서 받아야 할 수익이 새어나갔다(사진=셔터스톡)

[내외경제=김성한 ] 수십 년 된 법률상의 허점으로 미국 정부가 석유 및 가스 기업들로부터 받아야 할 수익이 새어나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회계감사원(GAO) 자료에 따르면, 그 규모는 무려 180억 달러(20조 8,836억 원)에 이른다.

1995년 제정된 법, 로열티 12% 감면

뉴욕타임스는 지난 1995년 통과된 법률상의 허점을 지적했다. 당시 법이 멕시코만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석유 기업에 기준 로열티의 12%나 감면해줬다는 것이다. 당시 법안 통과를 주도한 사람들은 이 법으로 새로운 임대 계약에서 더 높은 가격을 입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반면, 정부에 대한 수입은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법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가 지지했던 중요한 조항을 생략한 채 엉성하게 작성됐다. 석유와 가스의 평균 가격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오르면 석유 기업이 로열티를 지불하도록 한 것인데, 2006년부터 사실상 효력을 상실했다. 당시 연방 정부가 로열티를 부과하려 하자 한 석유 생산업체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셰브론과 쉘, 그리고 BP 및 엑손 모빌을 비롯한 일부 다국적 석유 기업들은 1996년 이후로 멕시코만에서 시추한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180억 달러 상당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게 됐다. 즉 멕시코만 시추를 위해 정부와 임대 계약을 체결했던 기업이 오히려 로열티를 내지 않고 해당 지역에서 원유와 가스를 지속해서 끌어오게 된 것.

GAO는 특히 정부가 로열티를 포기하고 무임승차의 마지막 시기로 지정한 1996~2000년 사이에 해외 임대 입찰이 늘었으며, 규모는 20억 달러(2조 3,196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18년 말까지 미수금된 로열티는 9배가량으로, 약 180억 달러가량이다. GAO는 "대부분 임대 계약자들이 여전히 석유를 생산하고 있어 기업의 재정적 이익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석유 기업들은 1996년 이후로 멕시코만에서 시추한 원유 및 천연가스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았다(사진=셔터스톡)

멕시코만 생산 원유의 20% 이상, 로열티 없어

미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만에서 정부 임대로 생산된 원유의 약 22%가 법률상의 허점으로 인해 로열티를 면제받았다. 그러나 국립해양산업협회(NOIA)의 부사장 니코레트 나이는 이 협정이 합법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에는 허점이 존재하지 않으며 법이 아니었다면 미국은 오늘날 기록적인 양의 해양 석유를 생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루이지애나주 출신의 민주당 전 상원의원이자 로열티 모라토리엄을 지지했던 베넷 존스턴은 "유가에 대해 일정 기준 이상의 유예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GAO 역시 허점이 계속해서 정부 재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 석유와 가스 로열티가 2006~2018년 거의 900억 달러를 발생시키면서 중요한 수입원으로 등극했기 때문. 내무부가 공공 지역에서 추출된 석유와 가스에 대한 공정한 시장 가치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한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기관은 또한 20년 전에 판매된 임대 계약건도 수십 년간 석유와 가스를 계속 생산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미납된 로열티 액수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토해양부의 케이시 해먼드 차관보는 "미국 국민이 공공자원의 공정한 시장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토해양부가 한 일은 GAO의 보고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셰브론은 멕시코만에서 가장 많은 로열티 면제를 받고 있다. 다음으로는 아나다코와 에퀴노르, 엑손 모빌, BP, CNOCC 등이다.

이번 GAO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10년 멕시코만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사고 이후 시행된 안전수칙을 폐지, 멕시코만 연안 시추 비용을 줄이려는 시점에 발표된 것이다.

화석 연료 산업은 여러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유엔은 심각한 홍수, 가뭄, 해수 상승과 같은 기후의 해로운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향후 석유와 가스 생산이 크게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엑손 모빌은 지구 온난화 비용과 영향에 대해 주주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소송에 직면해 있다. 

 

 

미국 내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미 에너지정보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일일 원류 생산량은 1,180만 6,000배럴이다. 같은 기간 천연가스는 1,089억 1,200만 입방미터였다. 올 7월 특히 텍사스는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에서 모든 주를 압도하는 성과를 올렸는데, 원유와 천연가스의 일일 생산량은 각각 502만 1,000배럴, 279억 5,900만 입방미터였다.

전문가들은 미 의회가 멕시코만에서 추출되는 모든 로열티 임대를 철회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동시에 석유 산업이 방법 화석 연료 태양열과 풍력 등 대체 에너지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