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정부 시위 격화 레바논, 경제 붕괴 위기
등록일 : 2019-11-01 10:04 | 최종 승인 : 2019-11-01 10:04
김성한
레바논 국민은 근본적으로 정치 시스템에 분노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내외경제=김성한 ] 레바논에서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리아드 살라메 레바논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레바논은 수일 내로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시위 원인은?

살라메 총재는 전국적인 시위가 레바논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정부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학교와 대학, 은행들이 문을 닫았다. 수천 명의 시민이 일주일 넘게 시위를 벌이며 부패와 높은 실업률, 생활고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시위에 불을 붙인 것은 정부가 왓츠앱 등 메신저 어플 사용자에게 월간 6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정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태에서 이 발표가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레바논 국민은 근본적으로 정치 시스템에 분노하고 있다. 레바논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기독교인, 총리는 수니파 무슬림, 하원 의장은 시아파 무슬림이어야 한다. 프랑스 식민시대가 끝난 후 모든 종교적 인구를 대표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하지만 이제 국민들은 이 시스템으로 종교적 파벌주의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종교에 따라 서로에게 편견을 갖고 대하면서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고 동등한 정치 시스템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수도세와 전기세, 통신료 급등으로 나타났다. 통신료가 급등하자 왓츠앱 등 온라인 메신저 사용이 크게 늘었는데 정부가 이마저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자 국민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것이다.

결국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지난 29일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공무원 봉급 삭감 및 은행 자금지원 등 개혁 조치와 부패 척결 약속을 내놓았지만, 시위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레바논이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 있다고 경고했다(사진=셔터스톡)

시위와 정치 불안정에 따른 경제적 영향

살라메 총재는 정치적 해결책이 당장 나오지 않으면 레바논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레바논에서는 경제 활동이 전무하다. 은행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무역도 불가능하고 신용장도 쓸 수가 없다.

살라메 총재는 또한 레바논이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 있다고 경고했다. 레바논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매우 높아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해 디폴트를 맞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살라메 총재는 대외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이미 디폴트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 실업자가 대량으로 양산되거나 근로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부패와 인적자원 개발

국가 연구 및 데이터 플랫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부패와 인적자원 개발은 연관성이 있다. 부패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인적자원과 연관성이 나타났고 그러한 연관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교육이 꼽혔다. 예를 들어, 교육수준이 높은 유권자일수록 공무원들을 감시할 능력과 의지가 강하고 공직자들이 법을 위반했을 때 필요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워 월드는 부패인식지수가 높은 국가일수록 인간개발지수도 높다고 설명했다. 부패인식지수란 국가사회 및 특정 기관의 부패도에 대한 관련자들의 인식을 수치화한 것이고, 인간개발지수는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매년 각국의 교육수준과 국민소득, 평균수명 등을 조사해 인간개발 성취 정도를 평가하는 지수다.

전 세계적으로 부패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경찰과 입법 관계자들의 부패했다는 인식이 가장 높았고(38%), 정부 관료들(37%)과 각종 기관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