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다시 재현된 악몽 '초인플레이션'에 신음하는 짐바브웨
등록일 : 2019-10-16 11:13 | 최종 승인 : 2019-10-16 11:14
이성재
짐바브웨가 20년 만에 두 번째 초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사진=123RF)

[내외경제=이성재] 초인플레이션이 짐바브웨를 덮치고 있다. 남아프리카 국가들의 회계 및 감사 기준을 규제하는 기구 PAAB(Public Accountants and Auditors Board)는 최근 짐바브웨를 초인플레이션 경제로 선언했다.

초인플레이션과 IAS29

PAAB는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짐바브웨에 소재한 기업들이 국제회계기준(IAS) 29를 자사 회계 보고서에 적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IAS 29는 기업의 기능통화가 초인플레이션 경제의 통화일 때 적용된다. 짐바브웨에 IAS 29를 적용시켜 국가가 실제로 초인플레이션에 들어갔다는 것을 나타내야 한다는 의미다. 짐바브웨는 약 20여년 만에 두 번째 초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짐바브웨의 초인플레이션 원인은 부패를 비록한 전자 화폐 RTGS 달러 인쇄, 불안정한 수입 어음 등에 있다(사진=123RF)

2005년, 최초 초인플레이션 발생

짐바브웨의 첫 초인플레이션은 2005년경 발생했다. 전문 매체 핀24에 따르면, 당시의 초인플레이션은 통화 불안정성으로 이어져 3년 후인 2008년에는 5,000억%까지 달하는 등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에 자국의 화폐를 버리고 미국 달러가 지배하는 다중 통화 시스템을 채택하며 통화 불안정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중순 경 다시 초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현재 10월을 기준으로 실제 초인플레이션으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부패를 비록한 전자 화폐 RTGS 달러 인쇄, 불안정한 수입 어음 등을 꼽는다.

다시 돌아온 악몽

짐바브웨의 두 번째 초인플레이션은 국민들의 생계와 경제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 이사야 마체쿠라는 한 시민은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상황이 "악몽"이라며,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마트에 갈때마다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러한 충격에 대비해야한다는 것. 

이는 마체큐의 가족 부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했다. 그가 받는 24달러의 임금은 초인플레이션 이전까지는 생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지만, 현재는 같은 값에 더 적은 양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 샀던 같은 양의 고기를 현재는 4kg만 살 수 있다고 토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짐바브웨는 현재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보이고 있다. 짐바브웨는 10년 전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보였지만, 현재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 존 로버트슨은 이와 관련, 짐바브웨 정부의 태세를 비판했다. 짐바브웨의 이러한 형국에 뚜렷한 해결책이 있다고 감히 주장할 수 있는 이가 없다며, 공무원조차 문제의 실제 원인을 밝히기 주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현지 정부가 쓸 수 있는 돈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며, 초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진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상품 가격

최근 짐바브웨 소비자들은 마트에 갈 때 현금뿐 아니라 공책이나 휴대폰, 전자계산기 등도 지참하는 것이 습관화됐다. 소비할 금액을 가늠하고 계획성 있게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는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보다 가격 사진을 찍는 이들이 더 많을 정도다. 마리안 호브라는 한 소비자는 제품 가격을 사진으로 찍어 남편에서 전송한다며, 가격이 다시 오르기 전에 구매할 것인지를 얼른 결정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상점들은 구매자들이 물건값을 지불하기 위해 줄을 서 있을 때만 가격을 올리기도 하며, 판매해야 하는 품목을 제한하기도 한다. 이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전력난도 가중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전력 부족으로 인해 전기 요금이 4배나 증가하기도 한 것. 현지 에너지 규제 당국(ZERA)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주 전력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공급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하루에 한끼 밖에 먹지 못하는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전기세 인상은 시민들의 분노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세 외에도 이미 기본적인 상품 가격 및 연료 역시 급등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이 받는 임금에는 변함이 없다.

짐바브웨 인플레이션율

경제지표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의 자료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월 20.85%에서 올해 1월에는 56.9%, 4월에는 75.86%, 7월에는 230.54%, 급기야 8월에는 288.5%까지 상승했다.

식품 물가 상승률은 393.12%,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46.70, 그리고 CPI 공공요금은 154.80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짐바브웨의 연간 인플레이션 증가율을 4.9%로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