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국, 국회 '기자간담회'로 청문 정국 정면 돌파…자유한국당·바른미래 "사기극", "고발방침"
조 후보, 딸 특혜·사모펀드 의혹은 부인…정국 경색 심화
등록일 : 2019-09-03 09:41 | 최종 승인 : 2019-09-03 09:41
오광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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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법사위원들이 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내외경제=오광택]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받아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의혹을 부인하며 청문 정국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사기극이라며 고발로 응수할것을 예고 하고 나서 중추절(추석)을 열흘 앞두고 정국은 꼬여 민생은 뒷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여야가 애초 합의한 2∼3일 이틀간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생중계되는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국민에게 직접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소명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조 후보자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국회 본청 246호의 사용 결정은 민주당이 미리 의원총회를 하기 위해 잡아 놓았던 것으로 이날은 인사청문회법에 규정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의 법정 시한이다. 

법정 시한에도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자 '국민 청문회'로도 간주할 수 있는 초유의 국회 기자간담회가 열린 것으로,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현재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3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역시 각종 의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후보직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조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잦아들기보다 정국은 한층 경색될 전망이다.

정기국회 개회 첫날인 이날 조 후보자를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며 순탄치 않은 정기국회가 예상된다.

▲사진=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관련해 각종 의혹과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던 것에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과분한 기대를 받았는데도 큰 실망을 안겨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러나 딸 논문·인턴십·수상 관련 의혹이나 서울대 및 부산대 장학금 수령 논란, 사모펀드 및 웅동학원 논란 등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으며, 나아가 언론의 의혹 보도에 대해 "도를 넘었다. 허위사실로 공격하지 말아달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우선 "개혁과 진보를 주창했지만, 많이 철저하지 못했다"며 "젊은 세대에 실망과 상처를 줬다. 법적 논란과 별개로 학생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언행 불일치' 지적 등에 사과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해 "본의가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하겠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거취 표명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을 받은 것은 사회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학자로서, 민정수석 임무를 통해 권력기관 개혁의 책임을 다한 공직자로 역할을 다하라는 뜻"이라며 "저를 둘러싼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서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감히 그 기회를 주실 것을 국민에게 요구한다"면서 "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사법개혁 완수를 위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조 후보자는 언론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검찰 개혁 등에 대한 구상과 의지를 반복해서 언급했다.

그는 향후 거취와 관련, "과분한 이 자리 외에 어떠한 공직도 탐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말에는 "지금같이 만신창이가 돼 있는데 무슨 대권이겠냐"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논란과 관련, "민정수석이 되고 난 뒤 펀드에 투자하면 되겠냐고 공식적인 질문을 했고, 펀드 투자가 허용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저는 물론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든 운영이든 그 과정을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관여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투자 규모와 관련, "재산관리를 전담한 배우자 입장에서 재산을 보험, 예금, 주식에 나눠 담았는데 개별 주식에 투자한 것이 10억원으로 개별 주식을 가지면 안 된다고 해서 그냥 펀드로 옮긴 것"이라고 말했으며 약정 금액(75억원)이 재산 규모보다 큰 것에 대해서는 "투자 약정은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 한도액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5촌 조카가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코링크PE에 관여한 것과 관련, "문제 되는 5촌 조카는 저희 집안의 장손으로 제사 때 1년에 한 번, 많아야 2번 본다"면서 "5촌 조카가 빨리 귀국해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처남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 "제 처남이 0.99%의 주식을 가진 것은 이번에 확인했다"면서 "다른 주주는 주당 1만원에 샀는데 처남은 200만원에 산 것을 확인했으며 저도 의아하고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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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답변 준비하는 조국 [제공/연합뉴스]

그는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 의혹에 대해 "최근 검증 과정에서 확인했다"며 "학부모 참여 인턴십은 재학 중인 고등학교 담당 선생님이 만든 것으로, 그 프로그램에 아이(딸)가 참여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딸 아이가 1저자로 돼 있는 게 좀 의아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당시에는 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한 뒤 2009년 3월 의학 논문 제1저자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그는 딸 인턴을 둘러싼 이른바 '품앗이 의혹'과 관련해 '공주대 교수와 아내가 같은 동아리가 아니라고 했는데 친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번 일로 알게 된 것은 대학 1학년 시절 두 사람이 동아리가 들어가 있는 건물이 있는데 거기서 몇 번 본 사이"라면서 "같은 (천문)동아리나 과도 아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중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 '관악회'로부터 장학금을 수령한 것과 관련, "저희는 어떤 가족이든 서울대 동창회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문제에는 "부산대 의전원 발표대로 지급에 불법은 없었다"면서도 "하나하나 따져서 제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장학금까지 포함해서 이 상황이 마무리되면 딸이 받은 혜택을 어디로 돌릴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 관련 논란에는 "1998년 제가 유학할 때 학교 관련한 일들이 벌어졌고 학교는 완공됐지만, 비용이 지불되지 못해 선친과 동생이 빚을 지게 됐다"면서 "동생은 학교 공사대금 채권을 갖게 됐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학교에 대해 가압류 등 조치한 적 없고 (소송은) 채권 확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또 울산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 등에는 "당시에는 전국에 대학교수가 많이 필요해 교수가 되고 박사학위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인사위원이 저랑 친한 분이라서 된 것 아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께서 법과 증거에 따라 수사를 전개할 것이라고 본다"며 "법무부 장관이 되면 가족과 관련된 일체의 수사에 대해 보고를 금지하도록 지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검찰의 압수수색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이밖에 조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 "여야 합의해 내일이라도 연다면 참석하겠다"면서도 가족의 증인 채택에는 "가족을 정치절차에 올리겠다는 것인데 유례가 없는 것"이라면서 반대했다.

야당은 조 후보자의 이날 기자간담회를 '국회 무시', '사기극', '불법 청문회'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기습 침략한 것으로, 주권자의 권리에 대한 명백한 테러"라며 "거대한 미디어 사기극에 국회가 모욕당한 초법적·초특권적 기자간담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이번 기자간담회로 끝낼 게 아니라 오는 12일까지 국회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는 데 여당인 민주당이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당은 3일 오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 해명을 반박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셀프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오히려 역겨움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