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메이커 동아리 팀원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혜정 선생님, 이주하(1학년), 정태호(3학년), 김현지(3학년), 정가은(3학년) 학생. 사진=임화선 기자
▲체인지메이커 동아리 팀원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혜정 선생님, 이주하(1학년), 정태호(3학년), 김현지(3학년), 정가은(3학년) 학생. (사진=임화선 기자)

[경기=내외경제TV] 임화선 기자 = 양평읍내에 자리잡은 양일중학교(교장 박인희)는 한 학년이 7개 반씩 전체 21개 반에 678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양평군에서 꽤 큰 학교다. 1967년 설립돼 올해 49회 졸업생 1만 여명을 배출한 양평 사학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지난해 유혜정 선생의 지도 아래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시작하면서 맨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점심시간 후 쉴 만한 공간 마련이었다.

학생회 임원 15명이 나서서 영어전용 교실을 보드카페로 만들기로 했다. 여기서 바둑 체스 블루마블 등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은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다.

올해는 2학년 5명, 3학년 4명 등 9명이 참여해 동아리 형태로 운영하면서 작년부터 이어져 온 급식실 잔반 줄이기 프로젝트를 펼쳤다. 지난 2월 학생과 교장선생님 등을 인터뷰 해서 홍보동영상을 만들어 개학하자마자 상영했다.

또 급식실에서 동아리 회원들이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학생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자 잔반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스티커를 반별로 모으게 해 상품을 지급하자 자연스레 동기유발이 된 것이다. 덕분에 한 해 1,500만원에 달하는 잔반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데도 한몫을 했다.

▲잔반 줄이기 활동으로 음식물 처리비용이 크게 줄었다(사진제공=양일중학교)
▲잔반 줄이기 활동으로 음식물 처리비용이 크게 줄었다(사진제공=양일중학교)

방학인데도 체인지메이커 활동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나온 학생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주변의 문제점들을 찾고 해결하는 과정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동아리 회장이기도 한 김현지(3학년) 학생은 "학교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활동을 하면서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부회장 정가은 학생(3학년)은 "원래 학교 급식이 맛이 있었는데 잔반 문제를 직접 해결하다 보니 더 밥 맛이 좋다"면서 "학생 스스로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동기 유발이 더 될까 항상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8일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막 돌아온 정태호(3학년) 학생도 "올해부터 동아리에 참가하게 됐지만, 팀으로 친구들과 같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학교 내 쓰레기 분리수거다. 봉사점수를 줘서 학생들이 관리하고 있지만, 주말에 고등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골칫거리다. 잔반 처리처럼 청소아줌마 아저씨를 인터뷰 한 후 동영상을 만드는 등 해결방법을 고심 중이다.

▲점심시간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놀이를 즐기는 학생들(사진제공=양일중학교)
▲점심시간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놀이를 즐기는 학생들(사진제공=양일중학교)

유혜정 선생은 "학교 규모가 커서 변화의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지만 무엇이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0년간 학생들이 '효도하겠습니다'라는 인사를 해온 것처럼 상대방에게 밝게 다가가는 인성을 키우는 것이 바로 체인지메이커 교육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일중학교는 1인 1기를 목표로 배드민턴 피구 축구 줄넘기 농구 플로어볼 탁구 등 스포츠클럽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 해소와 친구들 사이 친밀감이 두터워져 학교폭력 예방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s@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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